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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창조하는 포스텍 화학공학과

''홍합이 생체접착제'... 의료용 소재 건져올리다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1-01-12 11:37
조회수
10,912
'홍합이 생체접착제' ...의료용 소재 건져올리다
 
연구비 460억 투입 해양생물 원천기술 확보
 
5년간 SCI 논문 43편, 특허출원 24건 개가
 
흔히 겨울용 먹을거리로만 알고 있는 홍합. 하지만 이 홍합이 세찬 파도에도 바위에 단단하게 붙어 있을 수 있도록 하는 단백질에서 세계 의료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발견해 주목을 받고 있는 연구단이 있다.

  포스텍(POSTECH) 해양대학원의 차형준 교수(화학공학과)가 이끄는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연구단은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향후 10년간 총 46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진행하게 될 연구사업은 석유화학기반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해양생물 유래 산업 원천소재를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게 된다.

 서울대, 고려대 등 7개 협동연구기관을 포함, 12개의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이 연구단은 수 많은 소재 가운데서도 인체 및 화학산업용 기능성 소재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고탄력, 고강도 해양섬유 복합소재와 해양바이오플라스틱 소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차 교수는 그동안 해양생물에서 인체에 활용하는 신소재뿐만 아니라, 화학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신소재 개발을 진행해 왔다.

 차 교수가 처음 해양생물에서 신소재 개발을 시작하게 된 것은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4년 홍합접착단백질 ‘fp-5’ 단백질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이 단백질은 홍합의 ‘족사’라는 실 같은 물질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어떤 파도에도 홍합이 휩쓸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접착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발견당시 이 단백질은 분리정제가 어려워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고, 저농도, 불용성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어 상용화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2007년에는 이 단백질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접착제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이 하이브리드 접착소재는 일반용품은 물론 의료용 접착제, 약물전달물질 등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 이 기술은 특히 지금까지 대량생산이 어려워 고가에 거래되던 홍합접착단백질 소재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차 교수연구팀은 세포 및 조직 배양을 위한 세포접착제 시작품을 제작하였으며, 현재 의과대학교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용 생체접착제 활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홍합접착단백질을 인체 장기나 조직을 봉합할 수 있는 의료용 생체접착제로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난해 3월, 차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연구재단의 국가지정연구실 사업을 통해 다시 이 홍합접착단백질로 고농도 액상 콜로이드 형태의 코아세르베이트 생체접착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홍합접착단백질 용액에 비해 접착력이 2배 이상 높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이에 따라 의료용 접착제 외에도 마이크로캡슐로도 만들 수 있어 약물전달 운반체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기능성 화장품이나 식품 첨가물에도 활용해 이용범위가 넓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접착단백질을 응용해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세포외기질과 유사해 각종 생체재료에 세포를 부착시킬 수 있는 ‘차세대 고기능성 세포접착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세포접착제는 세포 내에 신호를 전달하는 생체활성 펩타이드를 결합, 접착률과 생체활성도를 기존의 세포접착제의 2배 이상으로 높인 신개념 접착제다.

  이러한 연구성과들이 다른 경쟁연구에 비해 경쟁력을 갖는 것은 연구단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유전재설계 기술 덕분이다.

  의학적,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체소재들은 뛰어난 물성에도 불구하고,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전재설계 기술을 이용하면 생체소재 관련 유전자를 재설계해 다시 재현함으로써 대량생산을 가능하도록 한다. 차 교수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열며 그 상용화를 한층 앞당겨온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혁신적인 생체접착소재를 포함하는 바이오소재 개발연구로 최근 5년간 43편의 SCI 국제학술논문을 발표했고, 출원 24건과 등록 27건의 국내외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차형준 교수는 “홍합접착소재 관련 응용개발 연구를 계속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연구단 사업을 통해 해양생물 유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신소재들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10건 이상의 해양바이오산업소재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우리나라가 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설명

 =세포외기질:세포 바깥쪽에 있는 구조적 물질의 총칭. 주성분은 콜라겐, 엘라스틴 등의 섬유성 단백질과 세포접착성 단백질.

*주요성과
구제역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농축산물에 대한 검역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포스텍 차형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3월 농림수산식품부와 영웅위성연구실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이러한 병원성 미생물 검역을 위한 스마트 DNA 바이오칩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확률적 예측을 통한 패턴 분석이라는 방법을 DNA칩 시스템에 첫 도입한 결과다. DNA칩은 이중나선의 상보적인 결합 원리를 이용하는 시스템인데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DNA칩 시스템은 배양에 의존해 2~3일이 걸리던 기존 검사 방법에서 19시간 만에 모든 검출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기술이다.

  또 이 패턴 분석은 자동으로 패턴을 이용해 검출하기 때문에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실수요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게다가 미생물을 하나씩만 검출할 수 있는 기존 방법에 비해 11종의 미생물을 한꺼번에 검출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감염량이 적더라도 감염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해낸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DNA바이오칩은 병원성 미생물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으면 더 많은 양의 농축산물의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농축산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형준 단장
'해양 실크 단백질 인공뼈 개발 도전'
 
“자연을 모방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 먼저 흥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자연모방연구로 소개되어 온 홍합접착단백질이 아직까지 누구도 대량생산기술을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

 차형준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장은 “대량생산기술에 성공하지 못하면 실생활에 활용이 되지 못하는 만큼, 도전해볼만한 연구주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홍합유래단백질 관련 연구를 이끄는 세계적인 연구자 중 한 명이다.

 필요성은 크지만 개발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는 인체 관련 접착소재 연구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획기적인 성과를 내놓으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처음 도전한 분야는 연평균 7.5%가 성장하는 의료용 접착제 시장에 한 획을 그을만한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접착제 연구입니다.”

 그는 “자상 등의 상처를 꿰매지 않고 접착제만으로 접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용 접착제는 지금까지 발암가능성과 부작용이 큰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한 이 접착제가 실제 상용화 될 경우,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수백억원에 달하던 접착제 수입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실수요자인 환자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고, 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 단장은 앞으로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기술에 도전한다.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을 이끌며 해양 실크단백질 개발과 골대체재(인공뼈) 개발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는 “실크단백질은 인체 피부를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인 콜라겐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다른 연구단이 해왔던 연구와는 달리, 두 가지 모두 해양생물에서 그 해답을 찾을 계획”이라며, “합성섬유와는 달리 인체에 안전할 뿐 아니라, 개발에 성공할 경우 의료업계에 또 다른 혁명을 가져올 것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