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걱정 없는 휴대폰 나올까?
포스텍 용기중 교수팀
물에 젖지 않는 전자소자 개발
현대사회의 필수품인 다양한 전자제품의 공통적인 단점은 `물`이다.
전자제품은 비를 맞거나 물에 빠지면 전자소자의 회로가 합선돼 오작동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고성능·고비용화되는 전자제품의 방수처리에 대한 기술개발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물이 묻지 않는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이 포스텍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31일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에 따르면 화학공학과 용기중 교수(43)·박사과정 이승협(26)씨 연구팀은 나노소재를 이용한 초발수기술을 전자소자의 표면처리에 응용, 물이 젖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소자를 개발했다.
최근 신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 온라인판에 소개된 이번 연구성과는 비가 와도 연잎은 표면의 돌기 때문에 물에 젖지 않는다는 `연잎효과(Lotus Effect)`에서 착안됐다.
연구팀은 전자소자의 표면에 연잎 위의 돌기처럼 나노선(Nanowire)을 덮고 연잎의 돌기에 씌워진 기름성분처럼 표면을 특수하게 처리한 뒤 물을 소자 위에 떨어뜨렸다. 그 결과 돌기 역할을 하는 나노선이 물방울을 밀어내 소자가 젖지 않고 회로에서도 전류가 누설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소자가 작동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팀은 차세대 메모리소자로 각광받고 있는 저항 메모리소자(R램)에 적용, 패키징(packaging)을 따로 하지 않고 물을 떨어뜨려도 소자의 전원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자기기는 대체로 외형을 방수재질로 제작해 기기 속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면서 “연잎효과를 응용한 원천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물에 취약한 메모리소자 등 다양한 전자소자에 이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