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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창조하는 포스텍 화학공학과
소년은 자신의 조상이 궁금했다. 가계도를 따라 올라가며 보이는 증조(曾祖)와 고조(高祖), 현조(玄祖)를 넘어 수백, 수천 년 전의 이름 없는 조상까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과연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으며, 또 어떤 사건들을 겪었는지 궁금했다.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지식에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가며 자신만의 시대상을 그려가는 작은 고고학자였다.
청년은 변화하는 미래가 궁금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무언가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런 그가 택한 전공은 화학공학. 서울대학교에서 공업화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애크론대학교에서 고분자과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상상 속 물건들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해가며 현실로 만드는 화학공학자가 됐다.
중년은 현실을 고민했다. 연구 아이디어가 부족한 느낌이었고 새로운 연구 분야로도 나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분야는 낯설었고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마치 역사 속 과학자들처럼 우연의 순간이 찾아왔다. 한 학회의 발표 세션 주제였던 ‘유기반도체’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불러일으켰다. 새 연구 분야에 대한 걱정은 열정으로, 도전에 대한 고민은 아이디어로 승화했다. 너무나 연구가 즐거운 시기였다.
장년을 지나서도 연구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은 그대로다. 이제는 명실상부 유기반도체와 플렉시블 전자소재·소자 분야 연구의 세계적 석학으로 손꼽힌다. 그의 연구실에서 배출된 석박사 졸업생이 100여 명, 교수 임용자만 25명에 이르며 POSTECH 내에서도 명문연구실로 불린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가 기억할 그의 이름은 POSTECH 유니버시티 프로페서 조길원이다.
― 연구실의 책장이 인상적입니다. 마치 고문서관에 온 것 같은데요. 교수님의 연구자로서 첫페이지는 어떠셨는지요.
고문서하니 생각나는 것이, 어릴 적 과학이나 공학만큼이나 고고학과 역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과거의 인류는 어떻게 생활했을까부터 나의 까마득한 조상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모든 학문 연구의 뿌리는 바로 ‘호기심’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자연과학이나 공학의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저의 경우도 호기심이 많았기에 연구자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점에 흥미가 있어 화학에 바탕을 둔 고분자 분야를 선택했지요.
― 대표적 연구인 유기반도체와 플렉시블 전자소재·소자는 어떻게 연구하시게 되었나요.
원래는 고분자 분야 중에서도 고분자의 표면 및 계면과 고분자 박막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연구했었죠. 1986년 박사 학위를 받고 1988년 POSTECH에 합류할 때의 주 연구 분야였습니다. 그렇게 연구를 15년 가량을 하다 보니 점점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족한 느낌이었고 새로운 연구 분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전문분야를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찾은 것이 바이오 계면 분야와 전자소자 계면 분야였어요. 고민하다가 마침 2000년대 초 국내 IT산업이 부상하고 있어 전자 소자쪽으로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연구 분야로 들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지만 연구실의 학생들과 새로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2003년 미국에서 열린 재료학회 ‘MRS(Materials Research Society)’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여러 세션 중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오던 유기반도체 세션에 참석했는데 마침 플렉시블 유기 전자소재 및 소자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발표를 들으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고분자 표면, 계면, 박막의 전문성을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학회에서 돌아와 유기트랜지스터에 아이디어를 적용해보았는데 너무나도 성공적으로 잘 들어맞았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2005년에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발표했습니다. 인용 횟수도 많은 편이지만, 이 연구 분야에 대해 다른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후속 연구를 이끌어낸 기조적인 연구로서 의의가 있습니다.
― 교수님의 본격적인 유기반도체 연구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맞습니다. 이후 유기반도체 소재 및 박막 연구, 유기트랜지스터 연구를 수행하다 유기태양전지까지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의 고분자 표면, 계면, 박막뿐만 아니라 고분자 블렌드(Blend) 연구도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사용하던 연구기법들을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유기전자소자는 아주 얇은 박막들이 다층구조를 이루고 있고 특히 유기태양전지는 전자주게와 전자받게 유기반도체의 혼합물로 되어있어 저희의 전문 연구 분야를 활용하기에 딱 알맞은 형태였던 거죠. 이를 활용해 유기반도체의 구조와 물리적 특성, 유기트랜지스터, 유기태양전지, 유기광검출기 등의 분야에서 연구성과를 내며 유기반도체 연구분야의 세계적인 연구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전문 연구 분야를 응용하며 연구 분야 전환(shift)하는데 성공한 것이죠.
― 연구들의 피인용횟수와 H-Index도 굉장히 높으신 편입니다. HCR에도 선정되신 적이 있으신데요. 여러 연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가 있으시다면요.
마치 여러 명의 자녀 중에 누굴 가장 사랑하는지 골라야 하는 것 같네요. 기억에 남는 연구가 여럿 있어 쉽게 고르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유기반도체 연구 분야에 들어와서 가장 처음 낸 논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실렸던 논문이죠. 유기절연체의 계면 구조를 제어해서 유기트랜지스터의 전하이동 특성을 향상시킨 연구입니다. 유기절연체의 표면을 관능기가 다른 자기조립박막으로 처리해 표면 특성을 바꾸면 유기반도체 고분자의 결정 배향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유기트랜지스터의 전하이동 특성을 제어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유기반도체의 표면 유도 자기조립에 대한 기조적인 연구라는 점과 우리 연구실의 첫 유기반도체 연구라는 점에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또 하나는 고분자 유기반도체 거대 단결정을 만든 연구입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유기반도체 고분자 단결정 중에 가장 큰 것을 만들었죠. 다만 그 당시 왜 거대 단결정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전기적 특성 평가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어 희망하던 최고 학술지에는 내지 못했습니다. 이건 많이 아쉬워서 기억에 남아있네요.
― 큰 주목을 받았던 글로벌 프론티어 연구단의 대장정도 마무리하셨습니다. 시작과 끝의 소회는 어떠신지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을 이끌었습니다. 연구단의 이름처럼 휘거나 구부리고, 접을 수 있는 전자소자에 필요한 유연한 전자소재와 소자, 융합기술을 연구했습니다. 단순히 기초 연구해서 논문을 내는 게 아니라 응용이 가능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었죠. 특히 1년 연구비가 90억가량이었는데, 9년 동안 800억 원이 넘는 연구비가 투자된 대형 연구사업이었습니다. 지금이야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든지 곡면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모니터 등이 상품으로 나오고 있지만 2011년 당시에는 개념을 이야기하며 스케치 정도만 하는 초보적인 단계였습니다. 그러니 새로운 기술을 도전적으로 만들어내야 했고, 여기에 연구비까지 대규모로 받아 심적인 부담감이 굉장히 컸었죠. 그래도 그 부담감을 책임감으로 승화하며 연구했기에 성과를 거두며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 함께 하셨던 연구자분들도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성과는 어떠셨나요?
우리 연구단을 비롯하여 당시 글로벌 프론티어 연구단은 우리나라에서 해당 분야의 최고의 연구자들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우리 연구단도 함께한 우수한 연구자들이 있었기에 소프트일렉트로닉스 분야를 개척하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이구요. 당시 함께 했던 연구자들은 이제 각자의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견 연구자가 되었고, 또 몇몇은 세계적인 연구자로 거듭났습니다. 또 당시 함께 했던 대학원생들이 이제 신진연구자로서 이 분야의 동료가 되었죠.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은 연구분야를 개척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인재를 양성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정량적인 성과로도 우수했습니다. 연구단 기간동안 전 세계 소프트일렉트로닉스 분야의 SCI급 논문 중 10%가 우리나라 논문이었고, 이 중 60%가 우리 연구단 소속이었습니다. 이외에 인쇄공정을 통한 웨어러블 일렉트로닉스 기술 등은 창업으로도 이어졌죠. 연구단이 활동하는 시절에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지만, 현재의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시대가 열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 교수님께서도 난관이 있으셨을 듯합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물론 연구를 하다 보면 난관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오히려 처음에 원했던 목표와 연구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가 더 많죠. 우리가 발표하는 성과들은 모두 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온 결과들입니다. 물론 정말 성공 가능성이 한없이 낮은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는 경우도 있구요. 중요한 건 그대로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 결과를 분석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입니다.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난관이 있기도 합니다. 공을 들여 연구하여 투고한 연구논문이 거절당하는 경우입니다. 물론 논문이 미흡해서 거절당하는 건 당연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거절되는 경우는 상심이 크죠. 평가위원들의 선입견이나 편견, 또는 문화 등으로 거절되면 아주 아쉬운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저도 그렇지만 특히 학생들이 좌절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때면 “좋은 연구는 학술지의 이름이 아니라 연구의 내용으로 평가받고 인정받을 것이다”라고 격려하며 다음 연구를 준비합니다.
― 그 덕분일까요? 교수님 연구실이 POSTECH내에서 가장 많은 졸업생을 배출하며 명문연구실로 꼽힙니다. 교수님께선 지도하시면서 어떤 연구자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강조하시나요?
연구실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찾아오면 면담을 하며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좋은 연구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사림이어야 하는가?”죠. 학생들은 ‘열정’, ‘호기심’, ‘능력’ 등 자신만의 다양한 답변을 들려줍니다. 이 질문을 하게 된 이유는 제가 스승으로 생각하는 두 연구자분의 영향이 있습니다. 한 분은 박사 지도교수님으로 저를 직접적으로 가르쳐주신 故 알렌 젠트(Alan Gent) 애크론대학교 교수님입니다. 항상 “Think different”라고 말씀하시며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해보는 자세를 강조하셨죠. 또 한 분은 롤모델과 같은 故 이태규 KAIST 교수님입니다. 제가 서울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일 때 세계적인 석학이 강연을 하러 오신다고 하여서 참석했습니다. 당시 이태규 교수님께서 “좋은 연구자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셨고, 칠판에 큰 글씨로 “Keen observation and Never ceasing efforts.”라고 적으셨습니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끊임없는 노력이었죠. 저도 그래서 항상 위 세 가지 마음가짐을 갖고 연구를 이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에게는 특히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합니다.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실패는 필연적이죠. 그리고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며 성공을 만들어 갑니다. 이 과정은 정말 끈기와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처음 만나면 1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라고 합니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10년 뒤의 자기의 모습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대학원 생활을 소흘히 할 수 없게 됩니다.
― 앞서 소개한 우수한 연구와 교육의 성과로 POSTECH의 유니버시티 프로페서로 선정되셨습니다. 감회가 어떠셨는지요.
무엇보다도 정년이 연장되어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미국 대학의 경우 정년이 존재하지 않고, 영국도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정년이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 교수들을 보면 고령의 나이에도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나가는 경우들이 많죠. 제 박사 지도교수님만 하더라도 80세까지 연구에 몰두하셨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저도 열정뿐만이 아니라 꾸준하게 우수한 연구를 하는 교수가 되어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POSTECH의 유니버시티 프로페서라는 제도를 통해 정년이 연장되어 정년이 다가와도 연구에 몰두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 연구를 더 할 수 있다는 말씀에 정말 기쁘게 미소를 보이셨는데요. 정년퇴임을 앞두신 연구자분들이 아쉬움을 많이 토로하십니다.
정년 연장은 단순하게 퇴임 시점을 늘린다는 수준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은 아닙니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등 각각의 특성도 반영되어야 하고, 또 현재의 나이구조도 고려를 해서 지속가능한 연구가 가능하도록 종합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물론 연구자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우수한 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하구요.
세대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기본적으로 나이 차이에서 나타나는 갈등도 있고, 직업 특성상 나타나는 갈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과제 선정평가의 경우 연구업적으로 평가를 하면 당연히 고경력 과학기술인들이 유리하게 됩니다. 이 경우 신진연구자들의 불만이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고경력 과학기술들을 배제하면 이들 입장에선 나이가 많아 패널티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죠. 과학기술계의 규모가 다른 분야들에 비해 작은 상태에서 연구비를 나누는 형태가 되다 보니 서로 경쟁 구도가 되고,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우선은 세대간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인구절벽을 맞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과학기술인력 활용이라는 관점에서도 깊이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 지난 5월 삼양그룹 수당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오히려 연구가 더욱 정점을 향해 달려가시는 듯합니다. 교수님의 다음 목표와 계획은 무엇이신지요.
지금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연구 중 하나는 유기반도체를 도핑하여 전기적 특성을 향상하는 연구입니다. 유기반도체가 처음 개발될 때부터 진행된 연구주제인데 최근 합성과 계산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조금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도핑된 유기반도체의 사슬구조나 박막 구조가 전하 농도 증가와 전하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보고자 합니다. 또 신축성이 있는 유기반도체 고분자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고무처럼 늘려도 우수한 반도체 특성을 보이는 유기반도체의 구조와 전기적 및 기계적 특성에 대해 심화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은퇴 이후 계획도 있으신가요?
2년 뒤에 정년퇴임을 하고 어떻게 연구를 더 수행해 나갈 것인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연구는 꾸준히 이어갈 생각입니다. 미국과 같이 정년이 없는 나라에서 나이가 들어서도 열정을 가지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가며 업적을 내는 교수들처럼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연구해오던 유기반도체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동시에 열정을 가진 연구자로서 기억되고, 또 미래 인재들이 활약할 기반을 다지는 데도 이바지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학생들과 젊은 연구자들에게도 한 말씀해주시면요.
진로를 정하고자 하는 젊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과학기술은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멋있고도 무궁무진한 분야입니다. 우리 인류의 역사가 발전함에 있어 과학기술이 얼마나 지대한 역할을 했는지 생각하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젊은 인재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지닌 전문 분야를 갖고 깊이 있는 연구에 도전하면 세상을 바꾸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무엇보다, ‘감사합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POSTECH의 초창기인 1988년에 대학에 와서 36년이 지났습니다. POSTECH의 우수한 연구환경이 있었기에 저 역시 연구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함께 해준 학생들과 연구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정말 좋은 학생들과 함께 연구를 해올 수 있었다는 점이 크나큰 축복이자 행운입니다. 앞으로도 POSTECH의 건학이념과 교육철학을 이어가는 우수한 인재들이 탄생하고, 또 이들이 세상을 바꿔나갈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