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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박사 부부, 탄소나노튜브 10년 집념 '옥동자' -김영남 홍은화 부부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2-08-23 14:52
조회수
7,993

포스텍 박사 부부, 탄소나노튜브 10년

 집념 '옥동자'

KH케미컬 공동창업 김영남 홍은화 부부, 유럽최대

연구소 프라운호퍼 인정

 
국내 최고 나노 산업 관련 전시회인 '나노 코리아 2012'가 열린 지난 16일.
행사장인 코엑스에서는 세계적인 응용과학 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가 한국의 한 무명 벤처기업과 탄소나노튜브(CNT) 협력계약을 맺었다. 응용제품 개발 및 공동마케팅 계약 상대방은 국내 화학소재 전문벤처 KH케미컬.

KH케미컬은 강릉에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 CNT)를 연간 1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고 있다. 연간 1톤 규모로 단일벽 탄소 나노튜브를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회사는 KH케미컬이 세계적으로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운호퍼는 독일 내 60여개 연구소를 비롯해 전 세계 80여개 연구기관을 두고 연간 18억5000만유로(약 2조6000억원) 예산을 집행하는 유럽 최대 연구 조직이다.
프라운호퍼의 4개 연구부문 가운데 IPA(자동차 및 기능성소재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이비카 콜라릭 부문장은 이름조차 생소한 한국의 벤처회사를 한국에서 계약을 맺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세계 각국의 탄소나노튜브 제품을 다뤄봤지만 KH케미컬 제품이 성능과 품질, 양산성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었다. KH케미컬과 협력 하에 단일벽 탄소나노튜브 공급이 원활해지면 각종 응용제품 상업화에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

탄소나노튜브는 6개의 탄소로 이뤄진 3차원 구조체로 전기전도와 열전도가 각각 구리의 1000배와 10배, 안장강도는 강철의 100배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신소재. 시장조사기관 BCC리서치에 따르면 탄소나노튜브 시장은 연평균 22.4%씩 성장해 2016년에는 5억2700만달러 규모가 형성될 전망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기업과 연구소가 탄소나노튜브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있지만
양산과 상업화 단계에 이른 곳은 거의 없다는게 업계와 학계의 평가였다.

프라운호퍼와 계약을 맺고 양산과 응용 단계에 한발 성큼 다가선 KH케미컬이 걸어 온 길은 포항공대 출신 박사 부부의 10년이 넘는 외길 집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10년 넘게 연구한 끝에 탄소나노튜브(CNT) 양산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나 응용분야 발굴에는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이제 글로벌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와 협력해 응용분야를 확보하고 매출을 본격화할 것입니다."

독일 프라운호퍼와의 계약 자리에서 만난 공동설립자 김영남 대표(43)와 홍은화 이사(39)는 연구 성과를 공인받게 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와 홍 이사는 나란히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에서 박사과정에 있던 1999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부부가 탄소나노튜브를 사업화하기로 결정했던 시기는 결혼 직후 홍 이사가 탄소나노튜브 연구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때였다.
김 대표는 "화학반응(촉매) 전공자(김 대표)와 재료분야 전문가(홍 이사)가 만났으니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해 양산하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2001년 KH케미컬을 공동창업했다. 두 사람 사이의 옥동자인 셈이다.
회사명도 김 대표와 홍 이사 각각 성의 이니셜을 따와 만들었다. 김 대표와 홍 이사는 현재 이 회사 지분 각각 16.49%와 15.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연구소장(CTO)을 겸하며 홍 이사는 기술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창업 이후 10년 가까이 이렇다 할 매출 없이 연구에만 몰두해온 과정이 순탄했을리는 없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화학불모지로 원천기술을 개발한 사례가 드물다"며 "벽에 부딪힐 때면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2009년 공장 건설을 추진할 즈음 코스닥 상장사로부터 1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공장은 김 대표가 홍 이사와 함께 직접 디자인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돔'(dome) 형태 공장이다. 홍 이사는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와주는 회사와 지인들이 있었다"며 "주위 도움으로 김 대표와 함께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부가 양산 기술을 확보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 CNT)는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는 디스플레이용 투명전도성필름을 비롯해 발열·방열 소재, 고탄성 스포츠용품, 자동차, 군수장비, 항공기, 2차전지, 태양전지 등 여러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1그램 당 가격이 100만원에 달할 정도의 고가 소재이다.

김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 연구기관으로부터 단일벽 탄소나노튜브 양산기술을 인정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투명전극 필름과 잉크에 우선 적용하고, 이후 배터리, 자동차, 항공,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범위를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KH케미컬은 올해와 내년까지 프라운호퍼와 탄소나노튜브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2014년부터 매출을 본격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2015년에는 코스닥 등을 통한 기업공개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