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극을 이용해 나노 기공을 마음대로 열고 닫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몸 밖에서 리모컨으로 조절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약물전달장치가 개발됐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블록공중합체 자기조립연구단 김진곤 교수와 박사과정 전금혜 씨 연구팀은 전기 자극에 따라 나노 기공막의 구멍이 개폐되는 원리를 이용, 약물 방출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약물전달 장치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분야 권위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판 최신호를 통해 최근 발표됐다. 이번 연구결과로 맥동형 약물전달이 주로 이용되는 불임, 성장장애, 갑상선병, 당뇨, 골다공증 등 호르몬 관련 질병과 불면증, 편두통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전기 자극에 반응하며 모양이 변하는 ‘스마트 고분자’ 폴리피롤을 나노 기공막에 붙이고, 전기 자극에 따라 기공이 개폐되도록 했다. 그 결과 약물의 종류에 따라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시간 동안만 방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장치는 특히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 속도가 수 초 이내인데다 인공심장의 전압(약 3V)보다 낮은 전압인 1V 이내로 구동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밀한 양의 약물투여가 가능하고 신체 내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약물전달체는 마이크로칩, 센서와도 결합할 수 있어 약물 방출 거동을 미리 프로그램하거나 약물 투여에 따라 몸의 반응을 감지할 수 있으며 체외에서 리모컨을 이용해 조절도 가능하다.
김진곤 교수는 “이 장치는 불임, 성장장애, 당뇨 등 각종 호르몬 관련 질병, 대사 장애 치료는 물론 환자의 편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이용해 불면증이나 편두통, 천식 등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창의적 연구진흥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용어설명
맥동형 약물전달=원하는 시점마다 특정 용량의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호르몬 치료에 이용된다.
포항=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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