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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이 물에 젖지 않는 까닭? - 용기중 교수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2-06-18 14:40
조회수
20,290
[알쏭달쏭 과학세상 (27)] 연잎이 물에 젖지 않는 까닭?
 
 
연못을 가득 메운 연꽃을 구경하다 보면 여름철의 무더위도 잊곤 한다. 갑자기 내린 세찬 소나기에 연꽃이 춤을 추는 장관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런데 연꽃을 가만히 지켜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여름철 거센 소나기에도 연잎은 빗방울을 튕겨내고 고인 빗물은 흘려버린다. 대부분 식물의 잎이 빗물을 흡수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같이 연잎이 물에 젖지 않고 먼지나 흙이 떨어져 있더라도 물과 함께 씻어내는 현상을 일컬어 `연잎효과(Lotus effect)`라고 한다.

이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연잎에 무수히 나있는 미세한 돌기와 연잎 표면을 코팅하고 있는 일종의 왁스 성분 때문이다. 연잎은 맨 눈으로 보면 매끈하게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보면 아주 미세한 돌기로 이뤄져 있다. `나노돌기`에 떨어진 물방울이 퍼뜨려지지 않고 방울로 맺히게 한다. 여기에는 액체가 표면적을 작게 하도록 작용하는 힘인 표면장력이 작용한다.

연잎효과를 실생활에 적용하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비가 와도 젖지 않는 옷을 만들 수 있다. 연잎효과를 적용한 페인트를 만들어 건물벽에 칠하면 벽에 물이 침투하지 않고 비가 오면 저절로 청소도 할 수 있다. 비가 오면 자동차 앞유리에 빗물이 퍼져 운전에 어려움을 겪지만 이 원리를 이용한 코팅제를 차유리에 뿌리면 빗물이 뭉쳐져 훨씬 시야가 좋아진다. 물방울이 표면을 적시지 않기 때문에 얼음방지 특성도 있어 추운 지방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다. 배의 하단에 적용하면 물과의 마찰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 절감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여기에 연잎효과를 이용해 물에 취약한 반도체 소자의 방수처리를 위한 기술에도 적용하고 있다. 용기중 포스텍 교수팀은 최근 물속에서도 젖지 않는 메모리 소자(RRAM)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메모리 소자에 연잎의 초발수(물을 튕겨내는 성질) 특성을 추가해 물에 젖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소자가 작동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용기중 교수는 "기존 전자제품에 적용된 방수기술은 전체를 코팅하는 방식"이라며 "이 기술은 메모리 소자에 미세한 나노 돌기를 입히고 그 위를 화학물질로 코팅하는 생체모방기술을 응용했다"고 설명했다.